윈도우의 쉘은 윈도우 95에서 익스플로러(explorer, 탐색기)가 채택된 뒤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다. 윈도우 3.1 시절만 하더라도 구현이 잘 된 써드 파티(third party) 윈도우 쉘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LiteStep과 같은 것을 제외하면 크게 눈에 띄는 쉘은 없다. 윈도우 3.1 시절에 비해 쉘이 구현해야 할 것들이 매우 많아졌기 때문인데,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알려진 LiteStep도 기본 쉘을 대체하기에는 버그가 많다. 훌륭한 윈도우 매니저를 많이 가지고 있는 X-Window 시스템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이제 써드 파티들은 힘들게 대체 쉘을 만드는 것보다, 특색 있는 런처(launcher)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 같다. 특히, 매킨토시의 영향 때문에 아이콘독 형식의 런처들이 인기다. Launchy는 이와 달리 키 스트로크 기반 런처인데,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매우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이런 유형의 런처들은 매우 화려한 UI를 제공하지만 그에 맞게 아이콘독을 꾸며야 한다는 귀찮음이 있다. 또,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단순한 기능 밖에 없으며, 플러그인을 통한 확장 기능도 제한적이다. Launchy는 이와 달리 인덱스된 항목을 입력된 키워드로 검색한다. 즉, 시작 메뉴나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특정 폴더를 인덱스 해두면, 키워드만으로 원하는 동작을 바로 실행할 수 있다. 특히, 자주 실행한 항목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므로, 나중에는 한 두 글자만으로도 원하는 프로그램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
Launchy 2.5 이전에는 지정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기능 밖에 없었지만, 새롭게 추가된 플러그인들은 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입력 화면에서 간단한 계산, 인자를 포함한 직접 실행, 웹 브라우저의 북마크 탐색까지 가능하다. 이것은 그만큼 프로그램이 무거워진 것이므로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실, Launchy에서 지원하는 플러그인 확장 기능은 같은 키 스트로크 기반 런처인 Executor에서 이미 제공하고 있던 기능이다. 즉, 런처 자체에서 이런 기능을 구현하는 것보다, Windows PowerShell의 커맨들릿(cmdlet)을 작성하여 실행하는 것이 프로그램을 단순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낫다(쓸데없는 기능을 포함하지 않아서 가볍다는 것이 Launchy의 장점이었다). 윈도우는 VMS의 유산 때문인지, 하나의 프로그램에서 모든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Launchy도 이런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 같다.
여튼, Launchy 2.1.3은 윈도우 7에서 설치에 관련된 약간의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2.5 릴리즈에서 모두 해결되었고, 반갑게도 portable 설치를 지원한다. portable 설치된 폴더를 그냥 복사하기만 하면 귀찮은 설치 과정 필요없이 어디서나 쓸 수 있다.
Enjoy Launc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