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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야구, 삼미 슈퍼스타즈를 추억하며 : 거꾸로 쓰는 프로야구史 <1>

'거꾸로 쓰는 프로야구史'는 하이텔 유머 게시판에서 처음 읽었지만, 천리안의 'jonedoe'라는 아이디를 가진 분에 의해서 작성되었다고 알려져 있고, 인천 프로 야구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긴 삼미 슈퍼스타즈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어보면 위의 '짠물야구' 사이트의 글과 비슷한, 재미있는 표현이 눈에 띕니다. 이 글은 PC 통신 80컬럼 시절에 작성되었기 때문에, 그 시절의 특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맞춤법과 단락 구성을 다듬지 않고 jonedoe님 원문 그대로의 글을 옮겼습니다.




거꾸로 쓰는 프로야구사 <1>


얼마 전에 주니치 드래곤스와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야구경기를 케이블 TV를 통해 지켜보았다.
스코어가 1:1 상황이었기 때문에 혹시 선동렬이 나올까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선동렬 나올 타이밍은 아니어서, 음악방송인 KMTV로 채널을
잠시 돌렸다가, 핑클과 엄정화가 연달아 나오는 바람에...
경기를 끝까지 지켜보지 못했다.

성유리가 짧은 치마를 입지만 않았어도........
엄정화가 가슴파인 옷만 입지 않았어도........

이럴때만큼은 놀랄만한 집중력이 생겨나고,
야구중계는 까맣게 잊어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후회하진 않았다.

선동렬, 이종범, 이상훈이 다 나왔어도 바꿀 수 있었다. -.-;

하지만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아는바 전혀 없는 이 팀을 보며
유니폼에 그려있는 ★, 그 스타를 보면서,

★ 스타즈......
아련한 추억속의 그 이름을 부르며, 감회에 젖을 수 있었다.

★ 슈퍼스타즈........
3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프로야구역사에 머물다 사라져갔지만,
그후 30년이 걸려도 넘어설 수 없는 수많은 기록들을 남겼다.

『몇가지 대기록들』

삼미슈퍼스타즈는 몇 가지 기록들을 경신하고 선구적인 항로를
개척해나갔다. 그들앞에는 새로이 쓰여질 역사만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세운 신기록 퍼레이드를 잠시, 조금만 살펴보기로 하자.

82년 삼미 투수진,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싸이클링 히트를 작성.

동시에 '1게임 1팀 최다득점 기록' 물론 삼미 투수진이.
(삼미타자들에게 싸이클링 히트를 기대하는 것은,
감나무 밑에서 사과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격이었다)

82년 대 삼성전에서 최다점수차(20:1)를 기록
한번은 누구나 할수 있다. 두번이었다......라이온스가 밉다.
(그래...최다점수차가 중요하지 승패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82년 대 MBC전에서 삼미의 투수진, 4연속타자 2루타 기록,
(영화의 한장면 같지 않은가? 우린 밀어줄땐 확실히 밀어준다.
어설픈 건 싫다.)

84년 16연패의 기록 작성
(백점맞기가 빵점맞기가 어려운것처럼
16연패가 16연승보다 어려운법이다.)

84년 삼미의 불방망이,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노히트 노런을 수립

84년 삼미 투수진 '1이닝 최다루타(18루타)'의 화끈한 기록작성

85년 OB와의 인천경기에서 최다점수차 완봉경기 기록을 수립
(완봉이면 완봉이지, 이겼는지 졌는지는 묻지말것. T.T)

85년 작년 16연패에서 멈추었던 신기록행진을 18연패로 연장시킴
(그들은 기록이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확인시켜주기 위해 태어난 것만 같았다.)

슈퍼스타즈........
인천의 소년야구팬들은 그들을 통해 절망의 나락을 경험했으며
비록 순간이었지만 환희에 젖었던 순간들을 그들과 함께 했다.
어린마음에 퍼부었던 원망과 저주의 말들은
그들과 함께 역사의 저편으로 아련히 멀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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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시대의 개막

82년은 프로야구가 우리나라에 생겨난 해였다.
프로야구가 생겨나기 이전에 고교야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금이야, 펜스 위를 바바박(세걸음 걸었음) 뛰어올라
홈런볼을 건져내어, 공을 줏으려는 팬스뒤의 야구팬들을
어처구니 없이 만들어 버리는 메이저리그의 수비와,

빗맞은 공이, 도저히 외야플라이일수밖에 없는,
그 이상이어서는 절때안되는 그 공이 어이없이 펜스를 넘어가는
어처구니없는 피아자의 홈런,

2m에 육박하뉠 기억한다.
엠비씨 청룡, 롯데 자이언츠에도 지역팬들을 즐겁해주었다.

하지만.........하지만....6개구단 가운데는........

일반적인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평범한 그들과는 조금 다른, 아니 상당히 다른

.........컬트 야구단이 존재했으니,

평범함을....... 온몸으로 거부하고

프로야구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고, 불꽃처럼 산화해버린

원조 *도깨비팀.....삼미 슈퍼스타즈이다.

* 도깨비팀이라는 이름은 그들 위해 존재하는 이름인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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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팀 삼미 슈퍼스타즈

그렇지만 내가 그렇게도 기억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어했던 그들을
쉽게 잊을 수 만은 없는건,

군산상고, 신일고, 경북고, 천안북일고 등
쟁쟁한 지방명문고의 잔치였던 최고의 인기 스포쓰, 고교야구에선
언제나 타인, 방관자, 구경꾼이었던 인천의 소년 야구팬들에게,

이제 막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당당히 우리팀을 가졌다는
가슴 두근거리던 기억을 선물해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동네 아이들하고 진정한 거금 5000원을 들고,
어린이 회원에 가입하기 위해 줄을 서며 설레던 순간과,

어린이 회원들에게 나누어주었던 가방속에서
방수돗자리, 썬캡, 회원카드, *야구잠바, 야구모자 등을 꺼내며
행복해 하던 기억때문에,

어처구니 없는 성적에 침튀기며 *독설을 퍼부으면서도
그들을 미워할 수는 없었는 모양이다.

* 난 그렇게 씨니컬보이가 되었다.

* 참고
슈퍼스타즈 야구잠바 - 몸통부분은 곤색, 소매부분은 하얀색으로
80년대의 컬트 야구단 삼미에게 어울리지 않게 평범하다.
하지만 그들은 평범함을 온몸으로 거부했다.

하얀색 소매엔, 곤색의 이따시만한 별이 바바박 박혀 있었다.
즉 삼미 어린이회원들은 원더우먼의 팬티를 연상시키는
야구잠바를 입고 다녀야했던 것이다.

인천지역에선 삼미에 대한 애정으로 요 야구잠바를 입고,
학교에 등교하는 대담한 소년들이 한반에 몇명씩 관측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