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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총수의 참으로 진정한, 옳은 글

딴지일보는 IMF 당시를 전후하여 등장한 인터넷 웹진(Webzine)이다. 창간 당시부터 '황색언론'도 아닌, 특유의 '똥색언론'을 주창하며 잘난 가면 뒤에 감추어진 한국 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까발렸다'.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두 시대를 거치며 딴지일보의 방향도 정치적인 문제에서 원래의 '먹고 싸는' 문제로 돌아갔고, 이것은 그런 문제가 이슈조차 되지 않을 만큼 우리 사회가 성숙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이런 글을 봐야 하는 시대로 돌아간 것을, 믿을 수 없다.

지금 젊은이들의 정치 무관심이 무지함 때문이라고? 아니다. 이들은 애초부터 형식적 민주주의가 당연한 시대에 태어났고, 그것이 숨 쉰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너무 당연했기 때문에 지금 이 현실이 사실이라고 믿을 수 없는거다.

'대가 없는 공짜는 없다'라는 말이 있던가.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분과, 그리고 모두가 함께 사는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끝없이 시지프스의 바위를 굴린 바보는 이제 우리 곁에 없다. 이들의 희생으로 우리는 그동안 많은 것을 누려왔지만 우리는 왜 더 많은 것을 주지 않느냐고 투정했고, 이런 투정조차 자신들의 부족함으로 생각했던 이들이 이제 없는 지금, 우리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의 손만 남아있다.

당신이 당신 자신의 가치를 믿고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이런 사람들을 십자가에 매달지 마라. 비극은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두 분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면서도 버리지 않았던 판도라의 상자는, '행동하는 양심', '깨어 있는 시민'인, 바로 우리들이다.


김어준 총수의 글 : [근조] 우리는 그를 추모할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