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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공원(Jurassic Park) : 말콤의 사자후

....


해먼드는 머리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자넨 우리가 여기서 시도하는 있는 게 그 핵심에 있어서는 사실 극히 간단한 아이디어에 기초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것 같구먼. 몇 해 전, 내 동료들과 나는 멸종한 동물들의 DNA를 복제하여 그것을 키우는 게 가능한 일이라고 결정을 내렸지. 우리한테는 그게 참 멋진 아이디어로 여겨졌어. 일종의 시간 여행 같은 것 이었으니까 - 세상에서 가능한 유일한 시간 여행이었지. 말하자면, 그 멸종한 동물들을 산채로 현재의 세계로 데려오는 거야. 이게 워낙 흥미진진한 아이디어였고, 또 그렇게 하는 게 가능한 일이기도 했기 때문에, 우린 이 일을 추진하기로 결정을 했네. 그래서 이 섬을 얻어 일을 진행시킨 거지. 모두 간단한 거였어.]

[간단하다고요?]

말콤이 말했다. 어디서 힘이 생겨났는지 말콤은 몸을 일으켜 앉고 있었다.

[간단해요? 해먼드 씨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바보군요. 난 그래도 해먼드 씨가 아주 실질적인 바보라고 생각해 왔는데.]

[말콤 박사.]

엘리가 말콤을 다시 침대에 눕히려고 했다. 그러나 말콤은 그 손을 뿌리쳤다. 말콤은 고함 소리와 비명 소리가 들리는 무전기를 가리켰다.

[저게 뭡니까?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저게 바로 해먼드 씨의 간단한 아이디어입니다. 정말 간단하죠. 해먼드 씨는 새로운 생명 형태들을 창조했습니다. 스스로는 그것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요. 해먼드 씨 밑에 있는 우 박사도, 자기가 창조하고 있는 것의 이름조차 모릅니다. 그 친구는 귀찮아서, 그게 뭔지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그걸 뭐라고 부르느냐 하는 세부 사항들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해먼드 씨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그런 것들을 많이 만들었어요. 그것에 대해서는 하나 배울 생각도 하지 않고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그것들이 해먼드 씨 명령을 따라줄 거라고 기대했죠. 내가 만들었으니까, 당연히 내 소유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해먼드 씨, 당신은 그것들이 살아 있다는 것, 자기 나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당신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었습니다. 또한 당신이 그것들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 당신이 별일 아니란 듯이 간단하다고 부르는 그런 일을 하는 데 당신이 부적격자라는 것을 잊은 겁니다.... 맙소사....]

말콤은 뒤로 몸을 기대며 기침을 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과학의 힘이란 게 뭐가 잘못된 건지 아십니까? 그건 물려받은 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도 대대로 부를 물려받은 새끼들이 어떤 짓을 하는지 알죠? 언제나 그 모양이란 말입니다.]

[이 친구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하딩이 착란 상태라고 손짓으로 표시했다. 말콤이 눈을 치켜떴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건지 말씀드리죠. 대부분의 힘은 그 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희생을 요구합니다. 도제로서의 훈련 기간이 오랜 세월에 걸쳐 지속되죠. 어떤 힘의 형태를 원하든 말입니다. 회사의 사장이든, 가라데의 검은 띠든, 정신적 스승이든, 원하는 것이 무엇이건, 오랜 시간에 걸쳐 연습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 힘을 얻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겁니다. 그 힘은 그것을 원하는 사람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일단 그 힘을 얻기만 하며, 그건 그 사람의 힘이 됩니다. 내버릴 수가 없어요. 자기 안에 존재하는 거니까. 그건 문자 그대로 훈련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것은, 어떤 사람이 가라데를 배워 맨손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을 얻을 때쯤 해서는, 그 사람은 또한 그 능력을 어리석게 사용하지 않는 정도로까지 성숙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종류의 힘은 그 안에 또 통제력도 가지고 있게 되죠. 그 힘을 얻는 훈련이 그 사람을 변화시켜, 그 힘을 남용하지 않게 만든다는 겁니다. 하지만 과학에서의 힘은 마치 물려받은 부와 같습니다. 훈련없이 얻어진 거죠. 남들이 이제까지 해놓은 것을 읽고, 그 다음 단계의 일을 하기만 하면 됩니다. 아주 어려서도 그런 일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아주 빠르게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낡은 과학자들은 무시되니까요. 자연 앞에서의 겸손도 없습니다. 오로지 빨리 부자가 되자, 혼자 힘으로 빨리 유명해지자고 하는 철학만이 있을 뿐입니다. 사기, 거짓말, 위조 - 이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에게도, 또 동료들에게도, 아무도 그 사람을 비판하지 않게 마련입니다. 아무도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모두 똑같은 짓을 하려고 기를 쓰고 있으니까요. 뭔가 커다란 것을 해내려고, 그것도 빠르게. 사실 과학자들은 지난 시대의 거인들 어깨 위에 서 있을 수가 있으니까, 뭔가를 빨리 이룩할 수가 있죠. 자기가 한 게 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데, 벌써 그걸 보고하고, 특허를 따내고, 팔아 버립니다. 그걸 사는 사람은 그 사람보다 더 훈련이 안 되어 있습니다. 구매자는 그저 물건을 사듯이 그 힘을 살 뿐입니다. 구매자는 심지어 어떤 어떤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이 친구가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알겠소?]

해먼드가 엘리에게 물었다.
엘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 도무지 모르겠소.]

[그럼 간단히 말씀드리죠. 가라데의 명인은 맨손으로 사람들을 죽이지 않습니다. 화가 나서 아내를 죽인다든가 하는 일은 하지 않죠. 사람을 죽이는 놈은 훈련과 자제심이 없는 놈뿐입니다. 토요일 밤의 특별 요리를 주문해 먹듯이 그 힘을 산 놈이 그런 짓을 하죠. 그런데 그런 놈이 가지는 힘과 같은 게 바로 과학이 육성하고 허용하는 힘이라는 겁니다. 때문에 당신 같은 사람이 이런 장소를 건설하는 게 그렇게 간단하고 생각하는 겁니다.]

[사실 간단했어.]

해먼드가 고집을 부렸다.

[그런데 왜 잘못된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