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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야구, 삼미 슈퍼스타즈를 추억하며 : 거꾸로 쓰는 프로야구史 <3>

거꾸로 쓰는 프로야구사 <3>

프로야구도 벌써 17년째인가요?
이제 예전에 제 어릴때 과자먹으면 그 속에 들어있던
이만수 사진(지금 이런게 나오면 아마 먹다가 토할거다)

요런 야구선수 사진 모으던데 있던 인물들은 다 갈비집같은거
하거나 한대화처럼 모모대 야구부 감독을 하고 있습니다.
자갈치 타법의 로떼 김민호는 얼마전에 부산 동의대 야구부 감독이
되었답니다.

⊙ 1,2편 줄거리(from jonedoe하시면, 1,2편을 보실수 있습니다.)

제 1편 : 화려한 프로야구의 뒷골목, 암울한 인천
제 2편 : 미완의 혁명.......아아 83년,

전인미답의 1할대 승률과 16연패라는 아찔한 기록을 한시즌에 달성해
인천팬들을 끝없는 패배감의 나락으로 빠뜨렸던 슈퍼스타즈.

성적의 마지노선을 든든히 지키는 최후의 파수꾼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5위 자이언츠 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얻지만......

83년, 자이언츠 팬의 믿음에 여지없이 배신을 때리며,
도깨비팀 삼미는 '철완너구리' 장명부의 눈물겨운 활약과 함께
*금광옥 정구선의 쌍포(이말은 아무래도 이상하다)도
덩달아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며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넘보게 된다.

* 금광옥 - 무슨 광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놀랍게도 사람이름이다.
지금도 이해가 안되는게 아무리 컬트 야구단이라지만
삼미에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선수만 모아놓은 것만 같았다.

지금이야 염경엽 정도면 아주 이상한 이름축에 들어가지만
금광옥, 감사용, 정구선, 정구왕, 장명부, 인호봉, 김무관
뭐 말할수도 없이 많은 선수들의 이름이 이상했다.
(물론 압권은 김바위였다!)

불미스러운 심판폭행사건으로 전열이 흐트러지면서
전후기에 내리 2위에 그쳐 Good bye~ 한국시리즈~ 하게 되며
이로써 험난한 인천야구팬들의 고난사가 전개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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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보는 프로야구사
제3편. 프로야구.......벌거벗은 승부욕의 두얼굴

한 여름밤의 꿈처럼 83년의 씨즌은 그렇게 아쉽게도 지나가 버렸다.

삼미 사장은 무심코 장명부에게 ‘30승=1억’보너스를 약속했다가
장명부가 진짜 달성하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든가 뭐라든가.

하여간, 장명부는 프로야구 사상 이전에도 없고, 이후에도 없을
기염을 토하며 인천야구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인천야구는 이렇게 새로 태어나는 것인가.

장명부라는 초인의 위력을 실감한 슈퍼스타즈의 프론트는
장명부와의 재계약이외에는 다른 대안은 마련하지 않았을 정도로
상황파악이 하나도 되고 있었으니.

국가대표출신이 즐비한 화려한 선수진을 거느리고도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던 라이온스는
장명부 하나만으로도 80년대의 팀인 자신들보다 나은 성적을 올린
삼미에 자극받아, 재일동포 배터리, 김일륭과 송일수를 수입하게 된다.

1983년엔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묶여 있다 돌아온
장효조와 김시진이 이미 입단하고, '헐크' 이만수의 괴력은 이미
입증되었던 바, 일본에 김일륭이 떠들석하게 날아오면서
84년, 라이온스는 전성기를 구가할 진용을 완비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파악이 전혀 안되는 슈퍼스타즈 선수들은
작년 자신들이 발휘할 수 있는 체력과 기량을 200%를 발휘해버린이후
마라톤 레이스를 완주해버린 단거리 선수처럼 심신이 지쳐있었으며,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보강은, 어느 누구도 그들의 활약상을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전성기를 이미 가볍게 넘겨버린
'썩어도 준치'콤비 백인천, 김유동 뿐이었다.

게다가 신인보강에선 초호화 멤버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대어급 신인들...........과 안면이 있는 선수들을 스카웃하여
작년에 이어 강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것은 마음뿐이었음을

철없는 인천소년팬들은 상황파악은 전혀 하지 못한채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주제넘은 기대'는 얼마나 커다란 실망을 가져오는지
슈퍼스타즈는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었으니.

시즌이 시작되자, '초인' 장명부는 '범인'으로 전락하고

장명부의 추락과 함께, 잠시 '우리 슈퍼스타즈 맞아?' 하며,
자신들이 미사일 방망이인줄로 착각했던 슈퍼스타즈의 타자들은
지난해의 도깨비 방망이로서의 위용은 간데 없었다(원래 없던거니까)

............세상은 모두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고 있었다.

멋모르고 덩달아 뛸때는 부담없이 잘하다가
갑자기 상황파악이 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 탓에
방망이는 허공만을 가르고, 그들은 칼춤을 추었다.
애써 잊으려 했지만 머리속에서 이런 저런 생각은 떠나질 않았다.

'우리는 슈퍼스타즈였어..........라이온스가 아니라......
'마자, 난 공갈포였었지....으으

장명부와 함께, 일본에서 건너와 한껏 방망이를 뽐내며
83년을 슈퍼스타즈의 해로 수놓았던 재일동포 이영구는
84년에 최다 병살기록을 세우며 진짜 '영구'가 되버리고 만다.

원래 바부하고 같이 지내다보면 바부가 되게 마련이란 진리를
새삼스럽게 증명하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또한 작년 미사일타선(역시 아무래도 어색하다)의 핵심멤버였던,
우락부락한 용모로, 외모로만 보면 홈런이 마구 뿜어져 나올듯했던
금광옥은 그라운드에선 순한 양으로 변해버리고,

방망이에 물을 가득 채우고 나온 클린업트리오에 한술 더 떠서
하위타선들은 '하위타선전멸'이라는 인천야구의 전통을
만들어내기 이른다.

이제 막 오른 듯 보였던 너구리 신화는 바로 막내려버렸다.
그렇게 장명부는 80년대 인천프로야구의 전설의 고향이 되어버렸다.

모든 팀의 영양간식으로 전락해버린 슈퍼스타즈.
특히 타이거즈는 우릴 완존 밥으로 알고 있었다.
타이거즈에게 슈퍼스타즈와의 경기는 차려놓은 밥상이나 다름없었다.
어린마음에 타이거즈가 디게 미웠으며,
괜시리 부라보콘과 바밤바 마저 꼴보기 싫었다.

군계일학 정구선의 활약만이 눈물겨운 84년의 시즌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터널처럼 인천소년팬들의 앞에 펼쳐졌다.

84년, 준비된 우승후보 라이온스는
원년우승을 박철순의 선수생명과 맞바꾸었던 김영덕 감독을 맞이하며
차근차근 우승을 위한 행보를 시작하는데,

전기리그 우승은 그들의 준비된 시나리오의 제 1막이었다.
전기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삼성은
후기리그에는 느슨한 경기운영으로, 파트너를 고르기 시작하는데,

원년에 라이온스를 상처입은 사자로 전락시킨 장본인
자다가도 한국시리즈만 생각하면 가위에 눌리게 만들어버린 곰팅이,
바로 그 베어스는 후기리그 우승을 위해 순항을 계속하고 있었다.

베어스는 절대로, 네버, 노웨이, 용납할 수 없었으며,
하기룡, 유종겸, 오영일의 삼각편대와 바람의 아들 '이해창'
HIT BY PITCHED BALL의 달인 *김인식이 포진한 청룡이나

* 김인식
'데드볼' 또는 순수우리말로 '몸에 맞는 공'의 달인
데드볼이란 말에서 알수 있듯이, 잘못 맞으면 밥숟가락 놓을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 김인식은 이런 몸쪽 공을 피하지 않는 투지를 보여주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연속경기 출장기록이다.
최근의 그의 계보를 공필성이 잇고 있다
(그는 선동렬의 직구도 피하지않는 무모함을 보여주었다)

작년에 청룡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한 타이거즈보다는
원년 삼미덕에 꼴찌를 면했던 자이언츠가 맘에 꼭 들었을 것이다.

물론 슈퍼스타즈가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더욱 맘에 들었겠지만,
그건 삼성의 혼자만의 힘으로 될 일이 아니었다.
모든 팀이 져주기를 각오해도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안었다.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자이언츠를 선택하게 하기로 맘을 먹은 삼성은
롯데가 후기리그에서 우승하기까지 지대한 공을 세운다.
말이 좋아 지대한 공이지, 자이언츠와의 연속경기에서
라이온스 팬들에게 조차 낯설은 투수들을 선발로 내세웠으며
모든 플레이에서는 허점이 드러나는등,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

더욱 떠올리기도조차 싫은 사실은 지난해 타격왕을 제외한
타점, 홈런킹 이만수를 전무후무한 타격 3관왕으로 만들기 위해
타격왕 레이스를 펼치던 자이언츠의 홍문종에게
10연속 고의사구를 지시한 김영덕 감독의 추태였다.

홍문종이 이 10타석가운데 안타만 하나 쳤어도,
타이틀은 그의 것이 될 수 있었다.
김영덕 감독의 선수의 대한 사랑으로 애써 좋게 받아들이고 싶지만,
프로야구판을 말아먹기에 부족함 없는 선례를 기록한 것이었다.

그래저래 말 많은 시즌 끝에
로떼 자이언츠는 후기리그 우승의 감격을 맞이하게 되며
라이온스는 전기리그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성적인 5위를 기록한다.

물론 6위는 프로야구의 기초공사, 영원한 바닥판 슈퍼스타즈였다.
라이온스는 승부를 조작하면서도 그 밑으론 내려갈 수 없었다.

드디어 라이온스 제작, 각본, 감독 으로 한국시리즈가 펼쳐졌으나
이건 왠걸, 주연은 김일륭으로 할려던 애초의 시나리오와는 상관없이
난데없는 최동원이 주연을 맡아버렸다. 그것까진 참겠는데
역대 한국시리즈 중 최고의 조연 역할 마저 유두열이 가져가버렸다.

자신이 차려놓은 밥상을 자이언츠에게 갖다받친 꼴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철완' 타이틀을 놓고 장명부와 일합을 견줄만했던 최동원은
씨리즈 4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록을 세우며 롯데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되며, 유두열은 7차전 끝내기 쓰리런이라는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버린다.

아마야구의 기린아에서 원년바부로 전락했던 '이선희'에 이어
재팬특급, 황금박쥐 김일륭이 '바부'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해 씨리즈 MVP가 4승을 거둔
최동원이 아니라, 1할대의 빈타에 허덕이다 역전 쓰리런 한방을 날린
유두열이었으니, 한국인은 역시 기분파라는 생각이 든다.

파트너 고르기로 야구판을 혼탁하게 만들었던 김영덕 감독은
치명타를 맞게 되며, 한국시리즈 최고의 명승부였던 82년과 84년에
연속으로 바부 역할 만을 맞아야 했던 라이온스는 그 후유증일까,
한국시리즈와는 그후 십수년과 친하게 지내지 못한다.

얼마전의 이승엽의 고의사구, 씨리즈 파트너 고르기
김재박 감독의 모습에서 김영덕의 모습이 자꾸 겹쳐 떠오른다.
더 나은 그의 모습을, 더욱 성숙한 우리 프로야구의 모습을 바란다.
김재박, 그마저 바부가 되는 건 싫다.

우리가 그렇게 사랑했던 스타들, 환희와 절망속에 찾았던 운동장이
메이져리그의 중계만이 관심이 되는 요즈음 자꾸 그리워진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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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한국시리즈 6차전, 그 역사적 순간에 아무개는 그곳에 있었습니다.
감격의 물결이 인천앞바다 '수문식 도크'를 뛰어넘는 순간이었습니다.

소년이로 우승난성............

소년이 늙기는 쉬워도, 우승한번 드럽게 어렵구나.....

17년, 한개도 안 더하고, 조금도 보태지 않은,
기나긴 기다림의 세월,
속병이라는 게 다 생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어린마음에 슈퍼스타즈 선수들에게 퍼부었던 원망과 저주의 말들을
물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세상을 삐뚜루 보지 않고 아름답게만 바라보자고
혼자서 아무개는 다짐했습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선수들보다,
부상과 어려움, 슬럼프, 모든 것을 극복하고 정상에 우뚝선

정민태, 정명원 선수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기 위해
1루측 그물망을 타고 기어올라 그물을 흔들며 아무개는 소리쳤습니다.

'우워워워웍~~~~~






* 덧글 : 여기에서 나왔던 인천 구장 '그물타기'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짠물야구' 사이트에서 '인천의 관전 문화'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http://bruce2k.com.ne.kr/j-fan.htm 그리고, 이런 인천 야구팬들의 감격을 '없던 일'로 만들어버리며 연고지를 버린 현대 유니콘스에 대한 분노가 이해되실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