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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yrus/Dizzy Report

윈도우 정품 인증에 관련된 이야기

윈도우 정품 인증은, 사용자를 잡.아.먹.는.게 아니다. 리테일 시장에서 살 수 있는 평범한 윈도우를 샀다면, 먼저 하드웨어 구성이 그렇게까지 바뀌지 않는 이상 정품 인증 횟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물론, 운영체제를 처음 설치하고 이것저것 튜닝하는 과정에서 일일이 정품 인증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정품 인증은 설치 후 30일 이내에만 하면 되며, 바로 정품 인증을 하지 않는다고 특정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하드웨어 특성과 최적의 드라이버 조합을 찾기 위해 운영체제를 다시 설치하는 횟수가 많을 때, 인터넷으로 정품 인증을 받는 것은, 정작 필요할 때 정품 인증 횟수 초과가 되어버려 전화로 인증 받아야 하는 귀찮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정품 인증 횟수 제한이라고 해서 인증할 때마다 카운트가 떨어지는게 아니라, 구성이 크게 차이나는 여러 하드웨어에 같은 윈도우를 설치하거나, 특정 시기에 자주 인증을 요청하거나 하는 경우 인증 제한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증에는 하드웨어 해시(hash) 값이 전송되는데, 하드웨어 구성이 크게 바뀌면 해시 값도 크게 달라지며, 인증 서버는 하나의 윈도우를 여러 컴퓨터에 설치하고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 물론, 사용자가 PC를 업그레이드하는 경우도 있으니 바로 인증 불가로 처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너무 많이 다른 해시 코드가 전송되면 불법적인 행위라고 판단할 것이다.

또, 너무 짧은 시기에 많은 인증 요청을 여러번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상한 일이다. 예컨데 이틀 사이에 인증 요청을 수십번 한다면 인증 서버는 이것 역시 불법이라 판단하고 인증 불가 판정을 내린다. 이런 비상식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인증 횟수 제한에 사용자가 걱정할 일은 없다. 간편하게 인터넷만 연결되면 인증 서버와 연결해 손쉽게 정품 인증을 할 수 있다. 물론, 인터넷 인증이 안되더라도 MS에 전화를 걸면 24시간 상담원이 대기하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다. 심지어, 새벽에 전화 걸어도 상담원은 대기하고 있다.

그리고, DSP 버전에 대해서 많이 망설여질텐데, 하드웨어 조합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DSP 버전을 사도 무방하다. 오히려, 사용자에게 이런저런 혜택을 줬던 과거를 생각하고 비싼 리테일 윈도우를 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 수도 있다. 과거에는 우편으로 소식지를 보내주고, 가끔 CD 부록도 보내줬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일 뿐이다. 오히려, 비싼 리테일 윈도우를 사면서 업그레이드하는 것보다, 싼 DSP 버전(거의 1 / 4가격)을 사면서 그 세대의 윈도우를 사용하는게 현명한 일이 될 수 있다. 리테일 제품을 사더라도 정품 인증 횟수를 초과하면 전화기를 돌려야 하며, DSP 버전의 인증 횟수를 초과해서 전화기를 돌려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리고, 인증 횟수 초과했다고 해서 MS에 전화 걸었을 때, 상담원이 잡아먹지 않는다. 물론, 전화 인증 전에 인터넷으로 인증을 받았다면 하드웨어 해시 값이 전송되기 떄문에 하드웨어 변경 사항을 상담원이 알 수 있지만, 하나의 윈도우를 여기저기 설치하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겁 낼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결코 MS가 저렴한 가격에 윈도우를 공급한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MS가 국내에서 시행하는 라이센스 정책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봐도 썩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윈도우 가격이 아주 말도 안되게 비싼 것은 아니며, DSP 버전의 경우 기껏해야 패키지 게임 2 ~3장 정도의 가격인데, 매일같이 사용하는 운영체제가 게임 3개의 값도 안된다는 것은 지나치게 윈도우를 과소평가하는 듯 하다. 모든 기능이 포함된 윈도우 버전이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멋진 모든 기능들이 과연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보라. 예컨데, 윈도우 XP 홈 에디션에서는 Dynamic Disk 생성과 관리가 지원되지 않는다. 그러나, 파워 유저가 아닌 일반 사용자가 Dynamic Disk를 사용할 일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하드 디스크 한 두개를 가지고 복잡한 파티셔닝을 해서 Dynamic Disk을 만들고 관리하는 사람보다, 고전적인 Basic Disk에 기반한 파티셔닝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더 이상 해적판 윈도우를 사용하지 말자. 사실, 그런 버전들은 정식 윈도우가 출시되기 전의, 떠도는 RC 버전이나 기타 이런저런 경로로 유출된 컴포넌트를 모아서 패키징한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그런 버전의 윈도우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이런저런 에러가 나거나, MS에서 배포하는 업데이트도 제때 설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보안에 취약하기 마련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을 감수하겠다는 사람에게는 해당사항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MS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쓰레기 기업이 아니며, 말 많은 DSP 버전조차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정품 인증 문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